부산힘찬병원 병원장 출신인 그는 지난 18일 동래 메가마트 맞은편에 ‘죽송정형외과’를 개원하고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했다. 화려한 수술 이력과 병원장 경력을 뒤로한 채, 이번에는 “수술이 아닌 치료”를 앞세운 새로운 의료 철학으로 지역 주민들을 만나겠다는 선언이다.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김 원장은 여의도 서울성모병원에서 정형외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했으며, 이후 가톨릭의대 외래교수로 활동했다.
2015년 부산힘찬병원에 합류한 뒤에는 무릎과 어깨, 고관절 등 관절질환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지역 의료계에서 굵직한 존재감을 구축했다.
특히 그는 MAKO 로봇 인공관절수술 분야의 권위자로 평가받아 관련 교육과정 지도 전문의로 활약했고, 전국 힘찬병원 네트워크 및 개원의 대상 학술 강연을 이어가며 후배 의료진 교육에도 힘써왔다.
2021년에는 부산힘찬병원 제2대 병원장에 취임했다. 당시 그는 “환자의 필요를 최우선으로 하는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를 강조하며 병원의 방향성을 제시했고, 실제로 병원 운영 전반에 환자 중심 철학을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사회와의 연대도 꾸준했다. 동래구 저소득층 어르신들을 위해 관절통증완화 겔 600개를 기탁하는 등 의료를 넘어 지역 공동체와 함께하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안정된 자리와 명성을 이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는 결국 스스로 병원장 자리를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새 병원의 이름인 ‘죽송(竹松)’에는 그의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
대나무 죽(竹), 소나무 송(松). 사계절 푸르름을 잃지 않는 두 나무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뜻을 담아 어린 시절 스스로 지은 호(號)다.
김 원장은 개원 소회를 통해 “18년간 정형외과 의사로 살아오며 어렵고 힘든 순간마다 ‘죽송’이라는 이름을 떠올렸다”며 “화려해 보이려 하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옳은 길을 가자는 다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 앞에서 쉬운 선택을 하고 싶어질 때, 귀찮더라도 한 번 더 살펴봐야 할 때 이 이름이 저를 붙잡아 줄 것”이라며 병원 이름 자체를 의사로서의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수술 전문가였던 그가 새 병원에서 ‘비수술 치료 중심’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수천 건의 관절 수술을 집도한 경험을 가진 그가 오히려 수술보다 예방과 관리, 재활과 생활습관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역설처럼 보이지만, 의료계에서는 오히려 깊은 경험에서 나온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죽송정형외과는 정확한 진단을 기반으로 한 맞춤 치료와 운동치료, 물리치료, 재활 관리 등을 핵심 진료 방향으로 삼고 있다. 단순히 빠른 회전율의 진료나 무리한 수술 권유보다 환자와 충분히 대화하며 치료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수술실에서 오랜 시간 환자들을 만나며 늘 아쉬움이 있었다”며 “조금 더 빨리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이뤄졌다면 수술 시기를 늦출 수 있었던 경우도 많았고, 수술 이후 체계적인 관리가 병행됐다면 결과가 더 좋아졌을 환자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그 아쉬움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보고 싶다”며 “칼이 아닌 손길로 환자의 건강한 일상을 지키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죽송정형외과가 자리 잡은 동래는 그에게 단순한 개원지가 아니다. 부산힘찬병원이 위치한 동래구 수안동에서 10년 가까이 지역 주민들의 관절 건강을 책임져왔던 만큼, 이번 개원은 기존 환자들과의 신뢰를 더 가까운 거리에서 이어가는 새로운 시작에 가깝다.
동래 메가마트 앞이라는 접근성 좋은 위치에 자리한 죽송정형외과는 대형병원의 빠른 시스템보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과 충분히 마주하는 ‘동네 주치의형 정형외과’를 지향하고 있다.
“수술이 아닌 치료로, 메스가 아닌 손길로 여러분의 건강한 내일을 함께 만들겠습니다.”
어린 시절 스스로에게 건넸던 다짐을 병원의 이름으로 새긴 의사. 김태균 원장의 죽송정형외과는 그렇게 동래에서 새로운 첫걸음을 시작했다.